국보급 유물ㆍ진본 민화 4500여점 minhwa 지난해 5월 개관… 강진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 상설ㆍ기획전시, 한ㆍ중ㆍ일 춘화 50여점 등 선봬 민화ㆍ4D 영상체험ㆍ기념품숍 관람객들에 인기 강진 한국민화뮤지엄 외관 광주에서 승용차로 1시간30여 분 거리에 있는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을 찾으면 국내 최초의 민화 전문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으로 지난해 5월 2일 개관한 ‘강진 한국민화뮤지엄’이다. 올해 5월 개관 1주년이 지나면서 국내는 물론 프랑스, 미국, 중국 등 해외 관람객들의 발길이 잇따르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민화 유물은 4500여 점으로 전부 진본 민화 작품이며, 시기에 맞춰 250점을 순환 전시하고 있다. 성인(만 19세 이상)들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한국ㆍ중국ㆍ일본 춘화(春畵) 50여 점이 전시돼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삶과 해학을 엿보는 민화이야기 강진 한국민화뮤지엄은 1층은 상설전시실과 체험장 등이 있으며, 2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춘화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1층 상설전시실에는 6개의 전시 주제로 구분돼 있다. 전문 해설사를 통해 직접 흥미로운 민화 이야기를 듣기 전에 전시실 입구에 마련된 공간에서 5분 동안 한국민화 관련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0일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삶과 해학을 엿볼 수 있는 민화이야기를 오슬기 학예실장을 통해 살펴봤다. 백성의 그림인 민화는 볼수록 친근한데 ‘작호도’, ‘운룡도’, ‘화조도’, ‘문자도’, ‘어변성룡도’, ‘어해도’ 등 오 실장의 얘기를 듣다보면 별난 작품도 많다. 조선시대 문신 김만중이 남해 유배 시절 어머니를 위로하고자 하룻밤에 완성했다는 구운몽을 자수로 표현한 ‘구운몽도’. 일본이 훔쳐간 것을 미국 소더비 경매를 통해 고가에 구입했다고 한다. 200년 된 ‘신성동자도’ 역시 귀한 작품이다. 동자와 신선이 함께 있으며 천도 복숭아가 그려져 있다. 천도 복숭아나무는 자라는데 3000년, 꽃피는 데 3000년, 열매 맺어 익는데 3000년 총 9000년 만에 맛볼 수 있다. 전설 속의 불로장생 복숭아 열매라 불릴만 하다. 현실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세월이지만 민화에는 상상 속 세상이나 과장, 허세가 가득 담겨 있다.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도’, 다산을 상징하는 ‘어해도’, 절집에 가야 볼 수 있는 ‘칠성신도’, ‘산신도’ 등의 작품도 눈여겨 볼만 하다. ●민화특별전ㆍ호기심 자극 3개국 춘화방 상설전시실을 둘러본 뒤에 2층 계단으로 올라가다 보면 벽면에는 ‘500년 꿈’을 담은 민화를 타일에 새겨 놓은 작품이 부착돼 있다. 강진 관내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소망을 담은 작품 500점이다. 계단에서 왼쪽으로는 기획전시실이 마련돼 있는데 오는 7월 31일까지 여류 민화작가 이정옥 씨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별을 품은 민화특별기획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민화리빙아트전이다. 이 작가가 2여 년에 걸쳐 완성한 ‘학-장생도’를 비롯해 민화가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병풍, 장롱, 소반 등으로 재탄생한 ‘리빙아트(Living Art)’ 100여 점을 볼 수 있다. 성인 전용 춘화전시실은 어른들조차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3개국 춘화 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창호지 구멍 사이로 춘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모두 각국의 개성을 살린 춘화를 보고 있노라면 사실적인 표현 기법 때문에 다소 민망할 수 있다. ●가족ㆍ단체 관람객 대상 4D 체험장 인기 가족ㆍ단체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공간도 인기다. 민화 문패 만들기, 민화 부채 만들기, 민화 만화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4D 영상체험장과 4D 패러글라이딩장에서는 삼국지의 적벽대전 영상과 무빙체어, 패러글라이딩 등을 4D로 체험할 수 있다. 전시 관람 및 민화ㆍ4D 체험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다면 패키지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종류별로 1만2000원, 1만6000원, 2만원이다. 오슬기 학예실장은 “민화의 시대적 흐름을 한자리에서 관람 가능한 공간”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관람객들의 방문이 더 많아지면서 민화 감상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jh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