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강진군 한국민화뮤지엄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민화의 의미와 유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해 강진에 민화뮤지엄 개관하며
호남서 민중의 삶 그린 민화 인기
전주 주부 18명 작품 전시회 열기도
경연대회, 민화대전도 참가 러시
3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 내 ‘여명카메라박물관’. 관람객들이 호작도(虎鵲圖)와 모란도(牡丹圖) 같은 민화(民畵) 57점을 감상하고 있었다. 전주시 아중리에 사는 30~50대 주부 18명이 그린 민화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다.
‘엄마들이 들려주는 민화전’이란 제목의 전시는 아중리 주부들이 최근 7개월간 작업한 민화들로 꾸며졌다. 전시회는 4일 막을 내린 뒤 5일 하룻동안 아중리 현대아파트 분수공원에서 2차 전시가 열린다. 주부 김석영(45·여)씨는 “액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그림을 부채나 가방 같은 소품에 표현할 수 있는 게 민화의 큰 매력”이라며 “민화의 기본인 색을 채워가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했다.
옛 민중들의 삶과 해학을 담은 민화가 현대인들 사이에서 뜨고 있다. 서민의 염원을 표현한 토속적인 작품에 빠져드는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민초들의 생각을 소박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한 민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나 동호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부는 민화의 바람은 전남 강진에서 시작됐다. 한국민화뮤지엄이 지난해 5월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청자박물관 옆에 문을 열면서부터다. 이곳에서는 개관 후 1년 6개월간 유료 관람객 7만3000여 명이 민화의 매력을 체험했다. 최근에는 9월과 10월 두 달 동안에만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 유학생과 관광객만 2000여 명이 다녀갔다.

주인의 위용을 강조하기 위해 용맹한 호랑이를 그려넣은 군호도(群虎圖). [사진 한국민화뮤지엄]